훈자의 숨결 속에서, 바람의 계곡을 만나다
지난해 이맘때, 낯선 설렘을 안고 닿았던 파키스탄 훈자.
이 사진 한 장에 담긴 이 풍경은 단순한 이미지를 넘어, 그날의 벅찬 감동을 고스란히 되살려줍니다.
저 멀리 설산의 정기를 머금은 봉우리들, 그리고 그 아래로 길게 드리워진 거대한 산맥들이 겹겹이 이룬 모습은 마치 대자연이 빚어낸 한 폭의 병풍 같았습니다.
특히 제 시선을 사로잡았던 것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바람의 계곡 나우시카'가 영감을 얻었다는
바로 그곳, 훈자의 깊은 골짜기였습니다.
영화 속에서 펼쳐지던 환상적인 풍경이 현실이 되어 눈앞에 펼쳐지는 순간, 저도 모르게 숨을 들이켰습니다.
햇살이 비스듬히 쏟아져 내리며 산등성이를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모습은, 마치 거인의 손길이 닿은 듯 신비로웠습니다.
그 빛은 때론 강렬하게, 때론 부드럽게 산맥을 어루만지며 숨겨진 아름다움을 드러냈습니다.
이 웅장한 대자연 속에서 저는 한없이 작아졌지만, 동시에 이 모든 것을 품어 안는 거대한 생명력에 압도되었습니다.
계곡을 따라 흐르는 강물 소리, 바람이 나뭇잎을 스치는 소리, 그리고 저 멀리 들려오는 이름 모를 새들의 지저귐까지, 모든 것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하나의 교향곡을 이루는 듯했습니다.
그곳에서 저는 나우시카가 느꼈을 자연에 대한 경외심, 그리고 모든 생명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세상에 대한 염원을 어렴풋이 엿볼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아름답다는 말을 넘어, 이 땅의 모든 존재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깊은 깨달음을 얻는 순간이었습니다.
훈자는 저에게 단순한 여행지를 넘어섰습니다. 그것은 영혼의 안식처이자, 잊고 있던 순수한 감동을 일깨워준 곳입니다.
이 사진 한 장에 담긴 훈자의 풍경은 앞으로도 제 마음속에 영원히 살아 숨 쉬며, 그날의 벅찬 감동과 깨달음을 다시금 상기시켜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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